[어린이 책]비 오는데… 노란 장화, 어디로 갔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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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장화/허정윤 글/정진호 그림·40쪽/1만2000원·반달

앨범을 보면 노란색 비옷을 입고 노란 장화를 신고 있는 어린 시절 사진이 있어요. 가방도 역시 노란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중충한 날, ‘길 조심 차 조심’에는 노란색만큼 분명한 색깔도 없겠지요. 이런 생각들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노란 장화’입니다.

미리 사 둔 노란 장화를 신고 싶어서 비 오는 날만 기다리는 꼬마가 주인공이지요. 내내 기다리다 마침내 비가 오는 날 신나게 신발장으로 달려가 노란 장화를 찾아보지만 아무래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 장화는 신어야겠으니 당장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쉽게 찾아지질 않네요. 노란 장화는 어디로 간 걸까요? 눈치 채셨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미 노란 장화를 들고 가는 게 누구인지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위를 봐요’를 첫 책으로 냈을 때 작가 정진호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 솜씨가 화제가 됐습니다.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도 오페라프리마 부문 관심작으로 선정돼 주목받았어요. 이번에는 글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아이들 마음을 잘 헤아린 함축적인 글입니다. 그림 자체의 이야기 역시 무릎을 치게 하는 재치가 가득합니다. 평면인데도 입체적이며 독자들에게 여러 방향으로 확장된 시야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이야기와 그림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독자의 시선을 놓치지 않고 끌고 가는 연출이 장점이에요. 단순하면서 강렬한 색과 최소화된 선이 주는 친근함도 여전합니다.

누군가가 노란 장화를 돌려주지만 다음 날 아침엔 비가 싹 개어 버리네요. 속상한 주인공을 달래주는 반전, 직접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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