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땅 ‘찜’하고 인력 늘리고… 건설사들의 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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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분양 골든타임’ 활용 분주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서 열린 올해 매각할 토지를 소개하는 투자설명회에 일반 투자자와 함께 건설사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지난 몇 년간 땅 매입을 자제하던 건설사들의 행보와 정반대였다. 건설사 관계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LH는 이들만 별도로 모아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LH 토지판매계획부 담당자는 “건설사들이 땅 매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해는 용지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바로 팔려나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조짐에 ‘알짜 땅’을 선점해 두려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일부 건설사는 주택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TV홈쇼핑을 통해 분양에 나서는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분양 수요가 늘어나는 올해 상반기(1∼6월)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지금 땅을 확보해 분양 물량을 더 늘리려는 분위기다. 하반기에는 미국이 언제 금리 인상에 나설지 모르기 때문에 ‘물 들어왔을 때 배를 띄우자’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LH가 지난달 말 건설사 주택사업 관계자 약 3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67%의 응답자가 “6개월 안에 땅을 사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내년 이후에 땅을 사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GS건설은 최근 주택자체사업팀을 신설했다. 보통은 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해 개발하고 건설사는 시공을 담당하지만 GS건설은 좋은 민간택지를 직접 사들여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영욱 GS건설 주택자체사업팀 상무는 “나중에 시장이 침체되더라도 입지가 좋은 지역을 선점해 두면 수요가 있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주택사업이 침체될 때 속수무책이었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위기 이후를 대비하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LH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민간공공주택건설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좋은 위치의 땅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토지 매입은 LH가, 주택 건설은 건설사가 맡는 형태다. 대림산업은 이 사업을 통해 이달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인천 서창2지구에서 ‘e편한세상 서창’을 분양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공동사업에 참여하면 입지가 좋은 땅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마케팅으로 분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롯데건설은 얼마 전 TV홈쇼핑에서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짓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를 소개하고 청약 상담을 받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TV홈쇼핑에서 70분간 홍보해 상담 예약을 4000여 건 받았다”며 “본보기집을 통한 상담 접수 건수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도건설은 이달 경기 의정부시 민락2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광고 모델로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일반인을 뽑았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분양 아파트 인근에 거주하는 일반인을 모델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현장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반건설은 올해 1분기(1∼3월) 경력직 엔지니어 채용 규모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50% 증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주택사업장이 늘어나 기존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관리 인력, 엔지니어 등 인력을 계속 뽑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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