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던트 73만… “맘에 드는 자리는 없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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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알바’로 청년에게 희망을]<상>알바의 덫에 갇힌 청년들

2월 7일 서울 서대문구 맥도날드 연세대점 유리창에 붙은 스티커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은 패스트푸드점의 부당 해고 같은 ‘갑(甲)질’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월 7일 서울 서대문구 맥도날드 연세대점 유리창에 붙은 스티커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은 패스트푸드점의 부당 해고 같은 ‘갑(甲)질’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73만8000명.

지난해 학교를 다니면서 일하는 15∼29세 청년층의 규모다. 이처럼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청년을 일컫는 ‘워킹던트(Working Student의 줄임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4년 66만 명 수준이던 한국 워킹던트는 지난해 73만8000명으로 10년 새 10.6% 증가했다.

이들 대다수는 등록금 학원비 등 학업에 드는 비용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주 역시 인건비 부담을 덜거나 단기간 필요한 인력을 뽑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실제 청년 구직자들은 어떤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으며 고용주는 어떤 아르바이트생을 원하고 있을까. 동아일보는 아르바이트 전문 취업포털 알바몬과 함께 2015년 4월 대한민국 아르바이트의 현실을 조사해봤다.

알바몬에 등록된 채용 공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채용 공고는 고용주들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기 위해 올리는 공고다. 2011년 414만 건이던 채용 공고는 지난해 487만9901건으로 15.2% 증가했다.

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공고(3일 기준)를 통해 어떤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은지 알아보니 주유소 주유원, 주차도우미 등 서비스직이 25.7%로 가장 많았다. 패밀리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등 외식 및 식음료 업종이 21.9%로 뒤를 이었다. 건설현장이나 택배 운반, 대리운전 등의 생산·건설·노무 업종의 채용 공고도 16.7%에 달했다.

반면 이력서를 통해 본 청년(19∼25세)들이 찾는 아르바이트 자리는 실제 일자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외식 및 식음료 업종이 21.0%로 가장 많았고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 및 판매 업종이 15.5%로 두 번째로 많았다. 가장 많은 일자리가 있는 서비스직을 원하는 청년들은 14.7%였다.

청년들은 호텔 및 테마파크 등 문화·여가·생활 분야(13.9%)나 사무보조 등 사무직(10.9%)도 선호했지만 이들 일자리의 채용공고는 각각 2.6%와 4.7%에 그쳤다. 청년들은 학업을 병행하면서 짬을 내 일을 하거나 추후 자신의 진로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원하지만 실제 이런 일자리는 많지 않은 셈이다.

고용주가 원하는 근무 조건과 청년 구직자들이 바라는 근무 조건도 차이가 컸다. 고용주들은 1년 이상 장기간 일하며 주 5일 이상 출근하는 풀타임 직원을 선호했지만 청년들은 근무 기간이나 출근 요일, 근무 시간 등에 대해 ‘무관’이라고 답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알바몬 관계자는 “청년들은 대체로 학기 중에는 파트타임, 방학에는 풀타임 근무를 희망하지만 실제 그런 일자리는 많지 않은 데다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구직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무관하다고 적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 하는 청년들은 짧은 시간 근무로 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인터넷 포털, 홈페이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런 유혹을 조장하는 글이 널리 퍼져 있다.

동아일보가 제일기획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 4월 2일까지 포털, SNS 등에 올라온 아르바이트 또는 알바 관련 연관 단어 137만6404건을 분석한 결과 도우미, 여성알바, 유흥알바 같은 단어가 상위에 올라와 있었다.

제일기획 측은 “유흥업체들이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올린 구인 광고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보통 온라인에 올라온 단어를 중심으로 일반인의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는데 아르바이트의 경우에는 이런 종류의 구인 광고가 많다 보니 일반인의 생각을 파악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캠페인을 시작하며

착한 알바 캠페인이 비록 시작은 작지만 우리 사회에 울림을 일으켜 청년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착한 알바 캠페인을 통해 청년들이 권리를 보장받고 자기계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이영걸 잡코리아 알바몬사업본부 상무)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청년들 곁에서 꿈과 혁신을 돕겠다. (임규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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