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과반의석 붕괴… 새정치聯 영남 비례대표 17석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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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비례대표제 시뮬레이션]
선관위, 19대 총선에 적용해 보니

19대 총선 지역구 246석을 203석으로 환산해 적용. 당초 300석 기준이지만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으로 초과 의석 4석(서울 1석, 부산·울산·경남 3석)이 발생해 304석으로 증가.
2012년 4월 19대 총선 결과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권역별 비례대표제도에 대입하면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이 붕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총 300석 중 새누리당은 152석을 차지했지만 이 제도를 적용하면 141석으로 줄어든다. 새정치민주연합(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도 127석에서 117석으로 감소했다.

이는 동아일보가 3일 단독 입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9대 총선 권역별 비례대표제 적용 예상 결과’ 보고서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중앙선관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적용을 위해 국회의원 정수(300명)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대략 ‘2 대 1’, 전국을 △서울 △인천·경기·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제주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6개 권역으로 나눴다.

선관위 보고서는 현재 지역구 246석과 비례대표 54석인 의석 비율을 지역구 203석과 비례대표 97석으로 조정했다. 19대 총선 각 정당의 득표율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환산 과정에서 총 의석수는 304석으로 4석이 늘어났다.

○ 새누리당, 과반 의석 무너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의석수로 살펴보면 총 304석 중 새누리당은 141석, 새정치연합은 117석으로 각각 줄어든다. 지역구 의석이 현행 246석에서 권역별 비례대표가 도입될 경우 203석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합당한 자유선진당 10석을 합친다고 해도 151석에 불과해 전체 의석수(304석)의 절반을 넘지 못하는 셈이다.

새누리당의 오랜 강세지역인 ‘영남권’의 의석수도 대폭 축소된다.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19대 총선 때 40석 중 36석을 싹쓸이했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모두 포함해도 29석으로 줄어든다. 2012년 총선 때 27석을 차지한 대구·경북에서도 23석으로 적어진다.

다만 인구수가 많은 수도권에선 새누리당의 의석수가 대폭 늘어난다.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서울의 경우 16석에서 27석으로 11석이나 증가했다. 당선 지역구는 16석에서 13석으로 줄어들지만 비례대표에서 14석을 새로 배분받았기 때문이다.

○ 새정치연합, 영남권 약진

새정치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영남 교두보를 넓힐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총선 당시 부산·울산·경남에서 3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새 제도가 도입되면 14석으로 늘어난다. 지역구 당선은 3석에서 1석 줄지만 비례대표 의석이 12석이나 추가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대구·경북에서 비례대표 의석으로 5석을 확보했다. 새누리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다만 새누리당은 열세지역인 광주·전북·전남·제주 지역에서 4석을 얻었다.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인구비율이 15.65%로 배정받은 의석수는 47석이다. 여기에 정당 득표율에 따라 새누리당은 26석, 새정치연합은 14석을 배분받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배분받은 의석수인 26석보다 많은 지역구 29곳에서 승리하면서 비례대표 배정은 단 한 명도 안 받게 되는 것이다. 새정치연합도 같은 이유로 서울에서 비례대표를 배정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이 21석 증가해 34석을 차지했다.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를 펼친 통진당이 10.3%의 정당투표 지지율을 얻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통진당과 버금갈 만한 제3정당의 출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통진당 지지층이 새정치연합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때문에 시뮬레이션 결과 새정치연합 의석수가 줄었다 해도 실제로는 더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권역별 비례대표제 ::


각 정당의 전국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정하는 현행 제도와 다르다. 전국을 5, 6개 권역으로 나눠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지역+비례)를 먼저 배정한 뒤 그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다. 권역별 지역구 당선자 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비례대표로 채워진다. 예를 들어 서울은 인구비례(20%)에 따라 59석(지역+비례)을 배정받게 된다. 여기서 A당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27석을 배분받을 경우 지역구가 13석이면 나머지 의석(14석)은 비례대표로 채워지는 식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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